2022년 카타르 월드컵 관련 포스팅입니다. 이번 월드컵은 역대 최고 비싼 대회인데요. 카타르가 국제 대회에 집착하는 이유와 함께 카타르가 돈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요목조목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2022 카타르 월드컵
이제 정말 카타르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카타르는 막대한 돈을 월드컵 경기장과 인프라를 구성하는데 쏟아부었습니다. 일곱 개의 경기장을 새로 짓고 리모델링하는데 쓴 비용이 무려 2,000억 달러로 264조 원 정도 됩니다.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로 옆에 붙어있는데 지도를 확대해야 겨우 보이는 정도인데요. 면적이 대한민국의 경기도랑 비슷합니다. 이마저도 거의 사막으로 덮여있고 도시 밖으로 나가면 다 황무지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사람이 사는 땅은 얼마 되지 않아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수도에 몰려 사는, 사실상 도시 국가죠. 전체 인구 약 283만 명 중 수도 도하에만 인구가 무려 238만 명이 몰려 있습니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에서 제일 작은 나라이고, 사람 또한 제일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기록은 월드컵이 겨울에 열린다는 겁니다. 역사상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 이유는 카타르의 더운 날씨 때문입니다.
▣ 최초의 중동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최초로 중동에서 열리는 월드컵입니다. 보통 중동은 이슬람 문화권이라 술도 못 마시고, 여성들은 꽁꽁 싸매서 다니고 다른 종교는 배척하려 하고, 심한 데는 테러의 위협도 있고, 미국이나 서방을 증오하는 세력이 많습니다. 이런 중동에서 국제 대회를 연다는 게 쉽지 않은데 카타르가 최초로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카타르는 외교적으로는 개방적이면서도 굉장히 친서방적인 국가입니다. 미국이랑 영국, 유럽이랑도 굉장히 친하죠. 그리고 이슬람 국가이긴 하지만 개중에는 그나마 세속적이고 융통성이 있는 편입니다. 국제 사회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이슬람 국가라는 것이죠.
여성들에 대한 인권 침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어느 정도 음주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주변국에서 무슬림들이 여행 와서 몰래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종교의 자유까지 있습니다. 덕분에 힌두교나 기독교가 정착을 하고 있고 중동 특유의 치안 문제가 덜합니다.
카타르는 가스가 많이 나오는데 이게 거의 다 왕실 소유입니다. 카타르는 세계 주요국 천연가스 매장량 상위 5개국에 포함되어있는데요. 러시아, 이란, 카타르, 미국, 베네수엘라 순입니다. 이 가스를 팔아서 번 돈을 국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매달 500만 원씩 기본 소득으로 지급되고, 의료비랑 교육비가 죽을 때까지 무상으로 제공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복지가 좋다 보니 왕실에 대한 지지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반정부 활동이 커지기가 힘들고, 중동 특유의 이슬람 극단주의의 성장이나 테러나 내전 같은 게 없습니다.
중동 치고는 치안이 굉장히 좋은 편이죠. 특히 인구의 절대다수가 도시에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군대나 경찰 같은 치안 자원을 집중시켜서 관리하기도 편합니다. 애초에 시골 변두리 같은 개념이 없기 때문에 치안의 사각지대가 없다는 거죠.
▣ 카타르의 국제 대회 집착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중동에서 월드컵을 여는 건 여기저기서 반발이 많았기도 했고, 좀 이례적이긴 합니다. 특히 월드컵 스폰서들 중에는 술을 파는 주류 회사가 있는데 이슬람 문화권이 금주이다 보니 이곳에서 월드컵을 여는 게 반갑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카타르 월드컵도 반발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최종 선택을 받았죠. 이런 이례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카타르가 오래전부터 애를 참 많이 썼습니다. 월드컵 말고 다른 국제 대회도 개최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애초에 지금 국왕의 왕세자 시절 경력을 봐도 죄다 그냥 스포츠랑 관련된 겁니다. 오죽하면 국왕이 되고 나서 '파리 생제르맹'이라는 축구 구단을 아예 사버리는데요. 이 구단은 매시랑 네이마르, 그리고 음바페까지 뛰는, 정말 엄청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왕 개인적으로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상당합니다. 카타르가 가장 진심을 보여줬던 부분은 역시나 돈입니다. 카타르 월드컵 대회를 유치시키기 위해 돈을 아주 그냥 쏟아부었습니다. 결국은 2022년 FIFA 월드컵 유치 성공에 이어, 2023년 아시안컵, 그리고 2024 AFC 23세 이하 아시안컵, 2030 아시안 게임까지 개최권을 따놓은 상태입니다.
특히 아시안 컵의 개최국을 정할 때는 카타르가 한국이랑 경쟁하는 구도였는데요. 결국 카타르의 오일머니에 무산됐습니다. 이 세상에 돈 앞에 장사가 있을까요? 없다고 봅니다. 결국은 카타르가 개최국으로 확정이 됐죠. 자, 그렇다면 카타르가 돈이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 이러는 걸까요?
2. 발전하는 카타르 오일머니 : 한국도 수혜자
일단 카타르는 원유랑 가스가 나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에너지 수출액이 전체 수출의 86%입니다. GDP의 34%, 재정 수입의 79%를 차지하고 있어서 사실상 에너지 하나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특히 원유보다는 가스가 주력인데 2020년에는 가스 수출량이 세계 2등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스 가격에 따라서 경제가 들쑥날쑥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러시아산 가스의 공급이 끊기면서 가스가 역대급으로 비싸졌는데 카타르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거죠.
보통 자원을 수입할 때는 유통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까운 나라에서 수입을 많이 합니다. 유럽이 바로 옆에 러시아 가스를 받아쓰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특히 유럽은 러시아랑 가스 파이프로 연결이 돼있고, 기체 상태의 가스를 그대로 받아쓰고 있다 보니 직접 옮기는 것보다 유통비가 저렴합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가 가스 밸브를 잠그고 있고 유럽은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 중에서 유럽이랑 제일 가까운 게 카타르입니다. 즉, 유럽 입장에서는 러시아를 제외하고 카타르에서 받아쓰는 게 제일 저렴한 겁니다. 그래서 지금 유럽의 국가들이 카타르에 줄을 서고 있고 카타르가 이 시국의 최대 수혜자가 된 거죠.
그런데 카타르랑 유럽은 파이프로 연결을 할 수가 없으니까 가스를 배로 실어다 옮겨야 하는데요. 가스가 기체다 보니까 부피가 커서 이것을 액체로 만든 게 LNG입니다. 카타르는 유럽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게 되면서 가스전 개발도 하고, LNG 생산 라인도 확충하는 등 원래 하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LNG를 운송하는 선박을 LNG선이라고 하는데, 이 LNG선도 더 많이 필요해지겠죠. 그래서 여기저기 발주를 넣고 있는데 한국의 조선 업계가 발주를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한국이 카타르산 가스를 굉장히 많이 수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고, 조선 업계의 기술력도 세계 최고인 한국인만큼, 카타르도 마다할 이유가 없죠. 어쨌든 러시아가 가스 밸브를 잠근 게 한국의 조선 업계에 호황으로 작용이 됐고, 지금 관련 업계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 위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카타르가 돈이 많은 이유
경제가 참 재미있게 나비 효과로 연결이 돼 있죠. 그리고 카타르는 특이한 게 버는 돈에 비해 나가는 돈이 적습니다. 그만큼 남는 돈으로 국가 발전에 투자할 여력이 크다는 거죠. 카타르가 이렇게 스포츠 쪽에 관심을 두고 돈을 쏟아붓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나가는 돈이 적을까요? 일단은 인구가 적습니다. 앞서 인구가 300만이 안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마저도 거의 90%가 외국인이고 카타르 국적을 가진 사람은 30만 명 정도로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이 말인즉슨, 인구의 90%가 참정권이 없다는 겁니다. 이들은 정권을 견제할 힘이 없습니다. 정부가 굳이 신경을 써주고 챙겨줄 필요가 없는 외국인이라는 거죠. 그만큼 복지 혜택이 덜 가게 되고 그만큼 지출이 발생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공짜로 쓰는 인구라는 것이죠. 특히 이 외국인들의 상당수가 남아시아나 동남아에서 왔습니다. 즉, 가난한 나라에서 넘어온 단순 노동자가 많습니다.
카타르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줄 필요가 없고, 쓰고 버리는 노동자처럼 이용을 하는 거죠. 실제로 이것 때문에 비판도 받고 있는데, 이게 다른 선진국들처럼 고령 인구가 많아서 노인 부양비로 재정이 나가는 것도 아니죠. 결과적으로 인구가 너무 적어서 부양비 지출은 적은데 자원이 너무 많아서 버는 돈은 많다는 겁니다. 인구에 비해 자원이 많아서 돈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지표를 보면 워낙에 규모가 작은 나라다 보니까 GDP 자체는 50위 권 밖에 안되는데 1인당 GDP나 1인당 국민소득을 보면 아시아 전체에서 2등입니다. 아시아 1인당 GDP 순위를 보면 1위가 싱가포르, 2위 카타르, 3위 홍콩, 4위 이스라엘, 5위 일본, 6위 마카오, 7위 아랍에미리트, 8위 대한민국, 9위 대만 순으로 카타르보다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밖에 없습니다.
3. 카타르 국제 대회 집착 이유
자, 그럼 카타르가 돈이 많고 대회 유치에 쓸 돈이 많은 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국제 대회에 많은 투자를 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일단은 국제적인 대회가 열리면 전 세계에서 사람이 몰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의 인프라로는 감당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들어올 공항, 이동할 지하철, 머무를 호텔이 필요하고 자원도 많이 쓸게 뻔하니까 수도나 전기, 가스, 인터넷 관련 인프라도 확충해야 하죠. 이런 식으로 국제 대회를 여는 김에 인프라도 개선할 기회가 생깁니다.
보통은 인프라가 좋아지면 이 인프라를 이용하는 산업이 성장하고 경제가 성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인프라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설 경기가 좋아지는데 당장에 GDP 끌어올리는 데는 건설만 한 게 없고, 이 기회에 건설업 자체가 성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카타르는 건설업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국제 대회가 끝나고 나면 이 모든 인프라가 애물단지가 된다는 건데요. 특히 저개발 국가들은 인프라 구축한다고 빚까지 냈다가 인프라는 버려지고 빚더미에 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카타르는 돈이 많기 때문에 빚 문제가 적고, 인프라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게 아니고 산업이랑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있죠.
대표적으로 연계되는 산업이 물류 쪽이나 금융인데, 어차피 산업에는 인프라가 필요하니까 국제 대회 열면서 겸사겸사 구축해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상 도시 국가이다 보니까 굉장히 좁은 지역에 인프라가 집적되어 있습니다. 어디 변두리에서 버려지는 인프라가 아니라 도시에 있는 인프라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이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사람이 몰리니까 뛰어난 인프라가 준비되어있다고 홍보도 할 수 있고, 국가 인지도나 브랜드 개선 효과도 볼 수 있고, 그만큼 외국인 투자 유치도 기회가 많아지는 거죠. 이런 식으로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겁니다.
▣ 산업의 다각화
지금이야 가스만 마시고 살아도 배가 부르긴 하는데, 카타르 입장에서 밥줄이 고작 이거 하나죠. 이 가스는 변동성이 크고 지속 가능성이 없습니다. 가스가 헐값이 될 때마다 굶어야 되고, 장기적으로도 자원은 고갈됩니다. 때문에 산업을 다양하게 육성해 둘 필요가 있는데,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가 국제 물류랑 국제 금융입니다. 원래 조그마한 국가들이 많이 건드리는 산업이죠? 룩셈부르크나 싱가포르가 하고 있고 바로 아래 아랍 에미리트도 하고 있는 것들인데, 지금 열심히 인프라를 구축해두면 나중에 특히 물류 산업이 직접적으로 효과를 봅니다. 공항, 항만, 철도, 도로, 저장 인프라가 구축되면 곧이곧대로 효과를 보는 게 유통입니다.
지정학적으로도 카타르가 물류에 특화되어 있는 게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동에 위치해 있고, 반도 국가라서 해안 주변에 항구나 공항을 두기도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중개 무역이 가능하고 경유지가 될 수 있는 여지가 크죠. 특히 항공 산업이 잘 되어있는데, 국영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이 유명합니다. 산유국이라서 연료를 싸게 받다 보니까 가격 경쟁력이 좋아서 잘 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또 중요한 먹거리가 금융이죠. 글로벌 기업이나 금융사를 유치하고, 관련해서 글로벌 인재들을 모셔온 다음에 주변국에다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해서 국제 금융 도시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국제적으로 물자와 사람, 자본이 이동하는 것을 카타르가 중개하면서 세계와 중동을 잇는 허브가 되고, 국제적인 비즈니스 국가가 되겠다는 게 카타르의 청사진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이슬람 국가라고 해도 개방을 해야 되고 , 세속적이고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기업이 투자하고 싶고, 인재가 일하고 싶은 나라가 돼야 합니다. 그래서 경제 정책으로도 세제 혜택을 주고 있고, 규제를 줄이고 있고 행정도 효율적으로 개혁하려는 등 굉장히 현대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재들이 살기 좋은 신도시도 만들고 있는데, 특히 스마트 시티라고 해서 정보 통신,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같은 것들이 결합된 첨단 도시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행정부터 산업까지, 국가 전체를 디지털화해서 효율적인 산업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정리를 하자면 국제 대회를 열면서 인프라도 구축하고, 이 우수한 인프라가 구축된 첨단 도시를 홍보하고, 그 과정에서 국제적인 비즈니스 도시로 도약하고 , 가스 말고도 먹거리가 많은 나라로 성장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4. 카타르의 중립 외교
그리고 이런 국제적인 국가로 도약하려면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도 강화를 해야 합니다. 즉, 외교를 잘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카타르는 외교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굉장히 복잡하게 하고 있는데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위치입니다.
이슬람은 크게 수니파랑 시아파로 구분이 됩니다. 중동에서는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랑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을 중심으로 해서 대립을 하고 있는데요. 하필이면 카타르의 위치가 사우디랑 이란 사이에 껴있습니다. 줄 한번 잘못 서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아주 정밀하고 섬세하고 까탈스러운 외교가 필요한데, 일단은 대놓고 적을 만들면 안 되니까 될 수 있으면 중립 외교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카타르가 수니파 국가이긴 하지만 시아파랑도 잘 지내려고 합니다. 특히 이란이랑 잘 지내죠. 그리고 친미 국가이지만 반미 국가랑도 잘 지내려고 합니다. 아예 미국의 주적인 테러 단체들을 뒤에서 지원까지 해왔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 미국이 가만히 있을까?' 싶으실 텐데요. 막상 앞에서는 미국 말을 또 잘 듣습니다. 굉장히 유연하게 외교를 하는 거죠.
적을 안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편을 만들어두는 것도 중요하죠. 카타르가 국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인도주의입니다. 어디 어려운 일을 겪는 나라가 있다면 열심히 도와줍니다. 그래서 유리한 여론을 만들고 내 편을 만드는 거죠.
다음으로 제일 중요한 게 워낙 작은 나라이다 보니 강력한 보호자가 있어야 합니다. 카타르가 선택한 보호자는 미국이죠. 카타르는 미국의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미국이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라고 카타르를 치켜세워준 적이 있습니다.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죠.
그리고 카타르가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언플입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라는 방송이 있는데요. 중동 전체에서도 보고 세계적으로도 많이 봅니다. 이 방송이 중동에서 하는 방송 치고는 외압에 굴하지 않고 굉장히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특히 중동 각국의 정부나 왕실을 가감 없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카타르 정부 입장에서는 알자지라를 통해서 국제적인 여론을 만들고 다른 국가를 견제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거죠. 당하는 나라 입장에서는 당연히 짜증 날 수밖에 없습니다.
▣ 반정부 단체 지원
카타르가 사회적으로는 세속주의를 허용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입니다. 때문에 율법에 충실한 극단주의 단체들, 나아가 테러 단체에까지 호의적입니다. 실제로 카타르가 지원을 했거나 했을 거라고 추정되는 단체가 많습니다. 여기에는 정치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중동에는 세속적이고 미국이랑 친하고 독재를 하는 정부가 꽤 있습니다. 미국에 협조하면서 미국의 보호를 받고 서방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역할도 하고 한편으로는 독재를 통해서 정치 세력을 견제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성장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친미 독재 정부에 저항하고 근본주의 국가 건설을 꿈꾸는 반정부 단체가 계속해서 성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들 중에는 테러 단체로 분류되는 곳이 많은데, 이런 곳들을 카타르가 지원하고 있는 겁니다.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요? 언젠가 이 친미 독재 정부가 무너지고 근본주의자들이 나라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는 거죠.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도 하고요. 카타르 입장에서는 미리미리 이들을 챙겨주면 나중에 굉장히 편해지겠죠? 이런 점을 노리고 미리미리 포섭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타르는 수니파 국가인데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비호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해서도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트럼프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를 했을 때도 이란의 편을 들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는 이유가 있는 게 카타르가 뽑아 쓰고 있는 가스전이 이란의 국토에도 걸쳐있어서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까딱 잘못하면 이 가스전 가지고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이란의 심기를 건드리기 힘든 겁니다.
▣ 단교 사태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수니파랑 시아피가 대립하는 상황인데 수니파인 카타르가 시아파인 이란 편을 들고 있고 같은 수니파 국가 정부를 헐뜯는 방송을 하고, 남의 나라 반정부 단체를 도와주기까지 하니까 수니파 국가들이 카타르에 쌓인 게 굉장히 많았고 그러다 결국 일이 터지는데요. 사우디, 아랍 에미리트, 바레인, 이집트까지 수니파 국가 4개가 카타르랑 단교를 해버립니다. 교역을 안 하겠다는 건데 이러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카타르는 타격이 있겠죠.
나라는 작고 국토가 다 사막이다 보니 제조업이나 농업도 되지 않고, 물자고 식량이고 자급이 안돼서 죄다 수입을 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단교를 당해버리면 당장 물자가 부족해지는 거죠. 그런데 이런 무역 제재의 효과는 한시적이죠? 보통은 다른 데서 수입을 하든 이참에 자급 기반을 갖추게 되는데 실제로 이때 이란에서 부족한 물자를 받기도 하고 제조업이나 농업을 육성하는 식으로 대응을 하면서 '오히려 잘됐다'는 얘기까지 나왔죠. 견제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 보니까 결국은 미국이랑 쿠웨이트가 중재를 해서 단교는 해제가 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카타르가 줄타기 외교를 하는 만큼 외교적 리스크는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단교도 해제됐고 , 천연가스 가격은 많이 받고 있고, 유럽에도 가스를 팔게 된 데다가 각종 국제 대회를 연달아 개최하면서 경제 효과가 나올 전망이고, 각종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호재가 많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상 2022 카타르 월드컵 역대 최고 비싼 대회, 카타르 돈 많은 이유 관련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다른 도움 될만한 포스팅도 아래 첨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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